아마 제가 가장 먼저 본 서부극에 대한 언급은 어릴 적 읽었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등장하는 배우들같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가 되기 전까지는 정작 비디오나 DVD로도 제대로 서부극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내일을 향해 쏴라...였던가, 이것 일본 개봉 이름이더군요)는 띄엄띄엄 보다 말아서 탈락.

3:10 투 유마는 연초에 봤습니다. 원래 개봉했던 곳과 시차가 크게 나서 보는 사람도 별로 없었던 듯 하고, 이른 아침에 봐서 그런지 더욱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서부극이란 것이 그만큼 취향을 타는 장르가 되서일까요? 요 근래에, 정말 팬이 아니라 우연으로 고전적인 서부극을 스스로 찾아본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반대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최근작이고 좋은 소리가 많이 들렸고 배우도 익숙한지라 아침 같은 시간에 봤지만 보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물론 놈놈놈을 그냥 서부극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목부터가 오마주이고, 배경만 보면 정통(?) 서부극에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나긴 했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나이 있으신 교수님이 서부극 얘길 딱 한 번 하시기도 했죠. 요새 웨스턴은 마음에 안 든다, 낭만은 사라졌고, 오직 쏘고 죽이는 것뿐이다...라면서요. 은근히 찾아보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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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포스터는 열차 멈출 듯한 기세였는데 그런 장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_-;

3:10 투 유마를 간단히 추려보자면 주로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에, 약간의 버디 무비같은 냄새가 나는 영화입니다. 뭔가 전형적이어야 될 것 같은 마지막 결말을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것이 마음에 안 들기는 했지만, 풍광도 멋지고 배우들도 대체로 멋졌습니다. 군대 안에 있는 동안엔 영화에 관심이 없어서 주연 악당으로 나온 러셀 크로우 형님이 그새 뭐했나 생각했지만, 역시나 너무 멋졌어요. 크리스천 베일형은 주제 전달하느라 바빠서 그렇게 멋있는지는 솔직히 잘 못 봤습니다. 이번에 다크 나이트는 꼭 볼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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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스터보다는 이런 대결 구도 포스터가 더 보기 좋습니다.

일요일에 봤던 놈놈놈은 3:10 투 유마같이 고상한 주제는 아니고, 다만 비뚤어진 의지만이 남아 비열하지만 끝끝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네요. 속고 속이고, 뺏기고 뺏고, 쫓고 도망치고... 참 볼 만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화면은 좋으나 스토리가 빈약하다고 하는 사람들을 저는 좀 이해할 수 없는게, 마음에 안 드는 결말만 빼면 3:10 투 유마도 스토리를 다 써봐야 몇 글자 안 나오거든요. 인물의 뒷배경 묘사에 들인 힘은 오히려 놈놈놈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요-_-; (3:10 투 유마에선 그냥 대사 몇 마디로 처리해버리거나)

아무튼 훨씬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가는(송강호 형님의 연기만 믿은 면이 없잖지만) 이야기는, 보물의 정체를 그냥 초장에 드러내버립니다. 지도 해독 신에서 대체 뭔 말하는지 갸우뚱하시는 분이 꽤 있던 것 같던데, 아무튼 거기만 집중하면 보물은 저 멀리 던져놓고 부담없이 멋진 총격전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결투 장면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낫게 보였습니다. 역시 이리 끝나야지...랄까.

...

그래도 뭐랄까, 두 영화를 비교하자면 놈놈놈에서 사람들 사는 마을이 훨씬 나오는 탓도 있겠지만, 역시 놈놈놈에 나오는 사람들이 훨씬 더 생동감있게 느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세상엔 크리스천 베일이나 러셀 크로우처럼 나름대로의 정의를 가지고 고상하게 사는 사람들보다는, 놈놈놈에 나오는 것처럼 무슨 짓이라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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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qut

2008/07/31 20:22 2008/07/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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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rFain 2008/08/02 13:09 # M/D Reply Permalink

    흠 놈놈놈 보러가야대는데.. 갈 사람이.. 없는 현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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