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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이 원인 모를 화재로 홀랑 타버렸다. 문화재가 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나, 어쨌든 그 곳에 사는 사람이 없었으니 아무렴 자기 집에 불이 나버린 사람들의 얘기보다는 그나마 눈꼽만큼은 다행이다.
불을 지르며 좋아라했을 그 누구나, 명색이 국보인 것이 잘 타들어가고 있는데 소방서에서 연락을 하다 하다 세 시간이나 있다가 연락이 되었다는 아저씨들이나, 별 생각없이 불이 난 곳에 발길을 디딜 수 있게 한 그 누구나... 비슷한 부류로 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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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젠 돈의문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듯이, 낙산사가 그리 타 버린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별로 뵈지 않듯이(보물 싹 다 태워먹어도 산불이 다시 안 날 확률이 있나?), 숭례문이 그런 식으로 사라졌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들 그럭저럭 어떻게든 지금처럼 아쉬워하지는 않으리라.
결국 대다수 사람들에겐 그저 "나에게 중요한 건... 나, 자네에게 중요한 건... 자네." 그 뿐이다. 여유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문화재들이 스스로 목숨 챙기고 긴장할 수밖에 없나... 하고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그대들은 이제 차가운 땅 속에 묻힌 사자보다도 더욱 품질좋은 노리개나 불쏘시개로나 쓰일만한 불운한 추억 조각들이니라.
Posted by peq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