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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자동차를 매우 좋아합니다. 길을 가다가도 제 기준에 멋지거나 희귀한 자동차가 보이면 곧잘 시선이 그 쪽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차라면 응당 시선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물론 같이 길을 가던 친구들은 이상하게 절 쳐다보죠.
멋진 자동차가 많이 나오는 영화 중에 "패스트 앤 퓨리어스 2(2 Fast 2 Furious)"가 있었습니다. 전작을 보지는 못했고 그냥 어떤 영화다 이야기만 들었는데 속편이 나온다길래 꼭 봐야겠다고 결심까지 하고 아침 첫 표를 사서 영화관에 입성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좋지 않았고, 이 나라 안에서도 그다지 인기는 없었던 듯 합니다. 사람이 없는 비오는 날, 평일 영화관 첫 시간이었지만 저까지 고작 스무 명 정도 있었을까요. 그 스무 명 가운데 저같은 젊은이보다 40-50대 분들이 더 많이 보이기도 했고요.
영화는... "제가 생각하기엔"이라는 전제를 달면 그럭저럭 볼 만했습니다. 미국에서 최근 성행하는 수입 자동차 개조나 길거리 레이스 등을 주 테마로 한 것이고, 무엇보다 자동차가 멋지게 달려야 하다보니 아무래도 사람들 이야기는 좀 엉성할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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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에서 유명한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도 디워에 대한 평이 적히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 개봉은 하지 않아서 그런지 포럼의 한 스레드에 글이 50개 정도 있었습니다. 아마 감상을 쓴다면 대개는 이 나라 안에서 본 외국인이겠죠. 대충 넘겨 읽어도 재미있었다는 소리는 별로 없었고, 중간쯤부터는 이 나라 사람들이 등장해서 갑자기 한국 비난/옹호 스레드로 바뀌는 것도 우스웠습니다.
(해당 스레드 링크)
스레드 가운데 글 하나를 발췌해서 쓰면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and since most of the Koreans are very sympathetic to self-made men, or men who preservere against hardship, shim and d-war is getting all the sympathy v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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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과 조합시켜보면 "디워가 만족스러운 영화"라는 디워 팬들은 아주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본 자동차 영화는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는데 저는 '괜찮네... 눈요기 잘했네...' 하면서, 스토리가 엉성하다거나 해서 그렇게까지 손해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느낌으로 그런 말을 한 것 같지만.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디워가 영화 평론가들에게 무지막지한 몰매를 맞았다고 합니다.
영화 평론가들이 제가 봤던 영화를 보면서 평론을 하는데, '자동차 멋있네... 눈요기 잘했네...' 하면서 저만큼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었을까요?
제 생각이지만 영화 평론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전제는 영화를 평가하면서 되도록 영화"만" 가지고 봐야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저처럼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해서 자동차만 멋진 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면 그건 자기 평론을 읽는 사람을 속이는 일이죠.
Der Fuehrer's Face (1942)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 이야기지만,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인 도널드 덕은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던 1942년에 나치 독일을 조롱하는 애니메이션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그런 식으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조롱하는 동영상이 나오면 디즈니 사는 자살 폭탄 테러에 남아나지 않겠지만, 당시에야 그런 식으로 조롱해도 괜찮으니 이런 애니메이션이 있지 않겠습니까. 자. 무엇이 그 애니메이션을 괜찮게 만들었을까요?
그래서 저는 디워를, 심형래 감독을 모욕한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리 생각합니다.
- 이 사람들은 평론가가 무슨 바탕으로 평가를 했는지 이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 이 사람들은 영화"만" 본 것이 아니다.
- 이 사람들은 자신이 왜 만족했는지 잘 모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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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의 영어 해석을 대충 하면 밑과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 대부분은 스스로 성공한 사람이나 고난을 겪어낸 사람들에 대해 아주 동정적이라, 심 감독하고 디워는 동정표를 얻고 있는 거에요...
저는 디워라는 영화가 심형래 감독의 눈물겨운 고생이라든가, 주류 영화계의 싸늘한 시선이라든가,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CG 기술의 진보라든가, 영화 끝의 아리랑을 들으며 오는 아련한 감동이라든가...라는 전제를 합쳐놓으면, 7천원을 내고 시간을 들일만한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벌써 몇 백만명이 봤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저 위에 있는 전제를 다 빼고 7천원을 내야하는 사람이라면... 글쎄요. 그럼 저한테는 매력 포인트가 멋있어보이는 CG 장면밖에 안 남네요. 기술이 아니라 장면만.
아마 영화 평론가들이 혹평을 내렸다면 저 위의 전제를 다 빼고 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처지 좀 이해해달라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평론가는 기분나쁜 족속들이야!'라고 오해를 받고 찍혔다면 그 오해를 논리적인 설득으로 풀 수 있을까요? 인정에 의지한다면 몰라도... 평"론"가가 인정을 동원해서 설득해야 하다니, 안될 말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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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디워를 좋아라 하시는 분들이 이걸 보고 나서 영화말고도 다른 어느 것에 만족하셨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그다지 싸울 이유가 없어질 것 같네요.
Posted by pequt


